지난 글에서 순서 문항은 두 단락 사이의 연결을 하나씩 확정하는 문제이고, 가장 먼저 보는 근거가 Trigger와 Clue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시험지를 펴 보면 (A), (B), (C) 첫 문장에 this도 however도 없는 단락이 꽤 많습니다. 은평 고3 영어 수업에서 학생들이 가장 자주 하는 질문도 이것이에요. 「단서가 없는데 어떻게 정하나요?」 이때 보는 두 번째 근거가 맥락 유사성입니다.
맥락 유사성: 같은 대상, 같은 흐름이 이어지는 쪽
맥락은 내용의 이어짐입니다. Trigger가 없다면, 앞 단락이 끝난 자리에서 내용이 끊기지 않고 이어지는 단락을 찾습니다. 기준은 두 가지예요.
- 같은 대상: 앞 단락 끝에서 다루던 대상을 다음 단락이 이어서 다루는가
- 같은 흐름: 시간(과거 → 현재), 문제 → 해결, 질문 → 답처럼 이야기가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가
Trigger가 「확증」이라면, 맥락 유사성은 「더 자연스러운 쪽」을 고르는 근거입니다. 그래서 순서는 언제나 Trigger를 먼저 보고, 그것으로 정해지지 않는 연결에만 맥락 유사성을 씁니다.
흐름을 따라가면 단서 없이도 정해집니다
For most of history, people could send news only as fast as a person could travel.
(A) In the 1870s, the telephone let people hear each other's voices across long distances.
(B) Messengers on foot or on horseback carried letters from town to town.
(C) Today, a message typed on a phone reaches the other side of the world in a second.
역사의 대부분 동안 사람들은 사람이 이동할 수 있는 속도로만 소식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A) 1870년대에 전화는 사람들이 먼 거리에서도 서로의 목소리를 듣게 해 주었습니다. (B) 걸어서 또는 말을 타고 다니는 전령이 마을에서 마을로 편지를 날랐습니다. (C) 오늘날 휴대폰으로 쓴 메시지는 1초 만에 지구 반대편에 닿습니다.
세 단락 모두 첫머리에 지시어나 연결어가 없습니다. 대신 흐름이 분명해요. 주어진 글은 「사람이 이동하는 속도」로 끝났고, 그 대상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은 사람이 직접 편지를 나르는 (B)입니다. 그다음은 시간 순서대로 1870년대의 (A), 오늘날의 (C)입니다. 정답은 (B)–(A)–(C)예요.
이때도 연결은 하나씩 확정합니다. 주어진 글–(B)를 먼저 고정하면, (A)와 (C)는 시간 표현만으로 순서가 정해집니다.
소재가 다 비슷하면 맥락으로는 갈리지 않습니다
맥락 유사성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세 단락의 소재와 내용이 전반적으로 비슷하면 「어느 쪽이 더 이어지는가」가 잘 갈리지 않아요. 예를 들어 세 단락이 모두 같은 실험을 다룬다면, 어느 단락이든 주어진 글 뒤에 올 수 있어 보입니다.
이럴 때는 다시 Trigger로 돌아갑니다. 단락 안에 숨은 지시어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추적하는 것이 유일한 확증이 됩니다. 단락 첫 문장뿐 아니라 둘째 문장의 they, it까지 무엇을 받는지 확인해 보세요. 맥락만으로 고른 답은 시험장에서 흔들리지만, 지시어로 확인한 답은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답을 지울 때는 「이 단락은 절대 여기 올 수 없다」가 아니라 「정답 단락이 더 자연스럽게 앞선다」로 판단합니다. 맥락 유사성은 비교의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해 볼 것
- 순서 문항에서 Trigger로 확정되는 연결을 먼저 고정합니다.
- 남은 연결은 앞 단락의 마지막 문장이 무엇을 다루며 끝났는지 한 단어로 적습니다.
- 그 대상을 이어받는 단락, 시간·문제 → 해결·질문 → 답의 흐름이 이어지는 단락을 찾습니다.
- 소재가 다 비슷해 갈리지 않으면 단락 안의 지시어가 가리키는 대상을 끝까지 추적합니다.
- 채점 후에는 각 연결이 Trigger로 정해졌는지, 맥락으로 정해졌는지 표시합니다.
Trigger도 맥락도 연결을 정해 주지 못할 때 남은 근거는 글의 짜임, 즉 논리입니다. 이것은 마지막 글에서 정리하겠습니다. 은평 고3 영어를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최근 모의고사 순서 문항에서 Trigger 없이 정한 연결이 몇 개였는지부터 세어 보세요.